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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리스 3.6 플레이

상처자국 2022. 12. 24. 12:25

https://youtu.be/1rsB0l1cBZo

오늘의 크로니.

***

 

오랫동안 안했던 스텔라리스인데,

이번에 3.6 업데이트 하면서 플레이 해봤습니다.

 

옛 적 은하 회의라 하면 우주적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서

'옛끼 이놈아! 나 때는 말이여, 그런거 상상도 못했어!'

하면서 시간이나 질질 끄는 동호회였는데

 

지금의 은하 회의는 말 안듣는 소속 국가?

뺨따구를 후려치는 제제를 가하는 강력한 집단이 되었네요.

 

또 중요한게, 이 회의에서 후반 위기 상대로

어쌤블!! 외치고 나면 배신이란게 없습니다.

 

'야잇 이거 놔!'

'아냐! 너가 먼저 놔!'

하면서 멱살잡이 하던 우주 제국들도

 

'칫.. 어쩔 수 없지. 이번만은 동맹이다!'

하고 방어 병력도 안남기고 우르르 위기 본거지로 쳐들어갑니다.

후반 위기는 기세 등등하게 우주를 찢고 등장했다가

한 순간에 몰아치는 전 우주 연합군 앞에서 쥐어 터지는 거에요.

 

***

 

이번 플레이에서는 우주 세기가 후반이 되니

은하 세력이 크게 3개로 나뉘었습니다.

 

하나같이 속국이 여럿인 제국인데다, 서로 연방 동맹까지 맺은 상태라

연방 플레이 없이 혼자서만 잘 먹고 잘 사는 컨셉으로는

도저히 싸워서 이득을 볼 각이 안나오더라구요.

 

이 때 몰락 제국 하나가 각성제국이 되면서

3대 세력중 하나인 맹독 기사단에게 싸움을 거는 걸 보고

 

아! 이거! 이득 볼 각이다!

하는 느낌이 왔죠. 그러면 안됐었는데...

 

맹독 기사단과 전쟁이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은하 3대 세력이 전부 각성 제국과 전쟁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어느정도 치고박고 싸우다보니

경제력이 터져버린 각성제국이 급속히 쪼그라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래서...

온 우주가 각성제국 쥐어패는 동안에

플레이어 제국은 아무 조건 없이

각성제국에 막대한 자원을 꽁으로 퍼줬습니다.

 

그렇잖아도 넘사벽 기술력을 가진 각성제국인데

일반 제국의 막강한 경제 지원이 걸쳐지니

무한정 벌크업을 해서 3대 세력을 다 때려잡았어요.

 

3대 세력 전투력이 '미개' 수준까지 굴러떨어지고

맹독 기사단 영역이 다 잡아먹히는 걸 보고

플레이어는 그제서야 '어.. 이게 아닌데...'

 

경제력 자립 할 만큼 큰 각성제국은

은혜도 몰라보고 플레이어 영역에다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

 

이 때 후반 위기가 발동했습니다.

우주적 종말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오랜 잠에서 깨어난 컨틴전시..!

위기야 힘을 내! 각성 제국을 막아줘!!

 

하지만 바램도 소용 없이 20년만에 각성제국에게 모두 컷.

컨틴전시 본대가 50만 전투력인데

각성제국 주력 한 부대 전투력이 60만이었습니다.

 

제대로 사고친 플레이어 제국.

이대론 수습이 안 되겠다 싶으니 은하 회의에 안건을 올립니다.

각성제국을 은하 위기로 선포하고 전 우주에서 둘러패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사고는 혼자 치고 수습은 다 같이 하자는 못된 심보였지만

 

(거의 학살자 제국은 되어야 위기 선포가 가능해서)

각성제국의 분노를 사고 싶지 않음 -80%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음 -50%

막대한 반대의견 보정이 들어가서 전원 반대로 실패.

 

아니 이것들아, 너희 지금 두들겨 맞고 있다고!

 

이렇게 된 이상 나 혼자서 살겠어!

'위기가 되기' 승천을 한 플레이어 제국.

 

장막으로부터 힘을 끌어와 막대한 버프를 받고

최종적으론 신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되지만,

그 댓가로 온 우주가 파괴되어 종말에 빠지게 됩니다.

 

승천을 찍는 순간부터 은하 회의 지도자는 불가능해지고,

단계가 충분히 높아지면 은하 회의에서도 쫓겨납니다.

어차피 쫓겨날 은하 회의라면, 약체화 시켜야겠죠?

 

그래서.. 뒤통수를 쳤습니다. 지만 살겠다구.

 

상황은 이렇습니다.

 

3대 세력이 각성제국과 싸우느라 전력이 약해짐

-> 종속국이 다른 강대국에게 비밀 충성을 서약함

-> 어.. 근데 각성제국이랑 안싸운 제국은 플레이어 제국 하나뿐이네?

 

모두가 약해진 나머지

상대적 강대국이 되어버린 플레이어 제국.

충성 서약을 날로 먹습니다.

 

근데 이 종속국 친구들도 각성 제국이랑 싸우느라 약해진거지

사실 플레이어 제국이랑 큰 차이가 안나거든요?

얘들이 머리 컸다고 배신하면 골치가 아프거든요.

그러면.. 같이 약체화 시켜야겠죠?

 

그래서.. 같이 뒤통수를 쳤습니다. 그것이 통수니까.

 

후반 위기 컨틴전시의 숨겨진 본거지를 공략하기 위해

전 우주 병력이 집결하는 때.

수상할 정도로 한 타이밍 늦게 와서

건너편 성계에서 불구경하고 있던 플레이어 제국.

 

모든 세력이 모인 직후

은하 3대 세력에게 종속국 빼앗기 전쟁을 겁니다.

해당 명분으로 전쟁선포를 할시 종속국들은 플레이어 편에 서게 됩니다.

충성 서약을 받았으니까요.

 

은하 3대 세력 병력 한 자리에 다 모여 있죠?

종속국 병력도 거기 다 모여 있죠?

자,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그렇게 종속국의 병력을 먼저 싹 증발시키고

상처 투성이로 살아남은 3대 세력의 병력을

옆에서 불구경하고 있던 우주의 날먹충, 우주의 기생벌레, 우주의 암덩어리

아무튼 추할대로 추해진 플레이어의 제국이 기습합니다.

 

병력이 싹 증발한 3대 세력은 얼마 못버티고 항복.

 

(추함의 끝을 보여주는) 후반 위기가 된 플레이어 제국은

이제 항성계를 하나하나 부숴가면서 암흑 물질 스택을 쌓습니다.

 

각성제국도 피해간 위기 지정을 받으면서 온 우주와 싸우게 됐지만

3대 세력은 이미 주력이 작살났고,

종속국은 3대 세력의 공격 막느라 바쁘고

플레이어만 항성계를 빵빵 터트려가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위기가 되기 최종 단계의 발현.

온 우주의 멸망까지 카운트 다운이 시작.

더러운 통수의 효과로 손쉽게 종말을 일으키나? 싶던 것도 잠시.

 

어느새 은하 관리인으로 취임한 각성제국이

백만 대군을 몰고와 플레이어의 방어선을 깨부숩니다.

 

2부대 만으로도 전투력 100만을 체운 함대들이

온 우주가 열어준 게이트웨이를 타고 사방에서 조여온다!

악인이여!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라!

 

북쪽에서 100 만, 동쪽에서 100 만, 서쪽에서 200백만.

아잇 멈춰! 폭력 멈춰!!

 

첫 습격을 막자 2차 부대가, 2차 전을 막자 3차 부대가..!

손실을 복구할 시간이 없다!

 

거대 조선소 대기열이 가득 찼습니다! 이제 남은 합금도 없습니다!

에에잇..! 각성 제국 놈들의 경제력은 끝이 없단 말이냐!

 

무너지는 방어병력. 밀려나는 전선.

동쪽에서 오는 200만, 서쪽에서 막아낸 200만

그러나 기어코 뚫린 북쪽 방어선.

 

이대로 악의 제국은 무너지는가!

 

 

 

퍼-엉. 활짝 열린 방어선으로 넘어오기만 하면 됐었는데...

간발의 차로 완성된 거대 구조물이 발동.

우주를 종말로 몰아넣으며 플레이어 제국이 승리합니다.

 

컨틴전시 너가 옳았어!

 

각성제국이 욕심을 좀만 덜 부렸다면.

딱 1년만 빠르게 공세를 펼쳤다면 다른 엔딩이 있지 않았을까요?

 

 

 

이상 AI도 정색할 플레이 일지였습니다.

우주적 민폐를 너무 크게 끼쳐서 양심에 가책이 드니

다음 기회가 있다면 개판을 수습하는 우주적 공무원 플레이를 노려보려 합니다.